면접에서 꽤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본인은 리더형이세요, 팔로워형이세요?"
둘 중 하나를 고르라는 질문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대부분 하나를 고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신입 때 패기를 보여주겠다고 "리더형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면접을 수백 번 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 질문은 고르는 순간 절반은 틀린 답이 됩니다.
왜 둘 다 오답일까요
"리더형입니다"라고 답하면 이런 의문이 따라옵니다.
- 신입이나 주니어로 들어와서 누구를 리드하겠다는 걸까?
- 본인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행동할까?
- 선배나 팀장의 결정을 따를 수 있는 사람일까?
"팔로워형입니다"라고 답해도 마찬가지입니다.
-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은 아닐까?
- 담당자가 비었을 때 먼저 나설 수 있을까?
- 연차가 쌓이면 후배를 이끌 수 있을까?
어느 쪽을 골라도 나머지 절반을 못 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회사에서 일해보면 아시겠지만, 한 사람이 1년 내내 리더이기만 하거나 팔로워이기만 한 경우는 없습니다. 같은 주에도 월요일 회의에서는 끌고, 수요일 회의에서는 따릅니다.
이 질문이 확인하려는 것
결국 확인하려는 건 하나입니다.
상황에 따라 끌기도 하고, 따르기도 하는 사람인가.
유형을 묻는 게 아닙니다. 언제 나서고 언제 물러서는지 스스로 판단할 줄 아는지, 그리고 그걸 실제로 해본 적이 있는지를 봅니다.
답변은 3단으로 준비하세요
1단: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합니다. 이 말만 하고 끝내면 질문을 피한 것처럼 들립니다.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2단: 리드했던 순간 하나, 따랐던 순간 하나
이 부분이 답변의 본체입니다. 두 장면 모두 실제 경험이어야 하고, 각각 30초 안에 말할 수 있는 분량이면 충분합니다.
- 리드했던 순간: 내가 팀에서 가장 잘 아는 영역이었거나, 아무도 맡지 않아서 먼저 손을 든 경우
- 따랐던 순간: 처음 해보는 영역이었거나,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의 방식을 빠르게 흡수한 경우
3단: 기준을 한 문장으로 정리
"제가 제일 잘 아는 영역에선 끌었고, 처음 하는 영역에선 빠르게 붙었습니다."
이 한 문장이 있어야 두 경험이 우연이 아니라 본인의 판단 기준으로 들립니다.
예시 답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이전 프로젝트에서 결제 모듈은 제가 팀에서 가장 오래 다뤘던 영역이라, 장애 대응 절차를 제가 먼저 정리해서 팀에 제안했고 그대로 적용됐습니다. 반대로 인프라 이전 작업은 처음 해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경험 많은 동료의 계획을 그대로 따르면서 제 몫의 작업을 일정 안에 끝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제가 제일 잘 아는 영역에선 끌었고, 처음 하는 영역에선 빠르게 붙었습니다."
(위 내용은 구조를 보여드리기 위한 예시입니다. 본인의 경험으로 바꿔서 준비하세요.)
자주 하는 실수
- 두 경험의 무게가 다릅니다. 리드한 경험은 길고 구체적인데 따랐던 경험은 한 줄로 넘어가면, 결국 "리더형입니다"라고 답한 것과 같습니다.
- 따랐던 경험을 수동적으로 말합니다.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가 아니라 "따르면서 제가 한 일"이 들어가야 합니다.
- 꼬리 질문을 준비하지 않습니다. "그럼 리더와 의견이 부딪혔을 때는 어떻게 하셨어요?"가 거의 따라옵니다. 의견을 말한 방식과, 결정이 난 뒤에 어떻게 행동했는지까지 준비해두세요.
마무리
돌아보면 제가 10년 동안 성과를 낸 순간의 상당수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 옆에 빠르게 붙었을 때였습니다. 신입 때의 저는 그걸 약점이라고 생각해서 "리더형입니다!"를 외쳤던 것 같습니다.
이 질문에는 정답 유형이 없습니다. 두 장면과 한 문장의 기준만 준비해 가시면 됩니다.
면접, 이직을 위한 청년들의 커뮤니티를 운영중입니다.
https://open.kakao.com/o/p9i9o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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