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회사를 8곳 다녔고, 이직은 7번 했습니다. 은행, 게임회사, 스타트업, 유니콘까지 회사 유형도 다양했습니다.
그중에는 잘한 퇴사도 있고 후회한 퇴사도 있습니다. 돌아보니 잘한 퇴사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나가기 전에 돈, 몸, 성장 세 가지 중 적어도 하나에서 신호가 보였습니다. 퇴사를 고민 중이신 분들이 기준으로 삼을 수 있게 하나씩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돈: 2년 넘게 성과를 냈는데 연봉이 그대로입니다
1년은 회사 사정일 수 있습니다. 평가 시즌이 안 맞았을 수도 있고, 그해 실적이 나빴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년 넘게 성과를 냈는데 연봉이 그대로라면 그건 그 회사의 보상 방식입니다. 3년 차, 4년 차에도 그대로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때 먼저 할 일은 퇴사가 아니라 내 시장가 확인입니다. 면접을 한두 군데만 봐도, 헤드헌터와 통화만 해봐도 대략의 숫자가 나옵니다. 그 숫자가 지금 연봉과 비슷하면 남아도 됩니다. 차이가 크면 그때 움직이면 됩니다.
저는 이직 7번 중 3~4번을 링크드인과 리멤버로 받은 제안을 통해 했습니다. 일을 하나 끝낼 때마다 커리어 SNS에 정리해 둔 덕분인데, 제안이 들어올 때마다 제 시장가도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장 이직 생각이 없어도 프로필은 열어 두시길 권합니다.
2. 몸: 일요일 밤부터 속이 안 좋습니다
월요일이 싫은 건 누구나 그렇습니다. 신호는 그 수준을 넘을 때입니다. 일요일 밤부터 속이 안 좋고, 출근 생각만 하면 숨이 막히고, 그게 몇 주째 이어지는 상태입니다.
이건 의지로 버틸 문제가 아닙니다. 버틴다고 저절로 나아지지 않습니다. 몸이 상한 상태에서는 이직 준비도 제대로 못 합니다. 이력서를 고칠 힘도, 면접에서 실력을 보여줄 여유도 없어집니다.
저는 상장을 앞둔, 당시 가장 잘나가던 회사 중 한 곳을 1년 만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회사가 빠르게 크면서 모든 일이 1순위였고, 매일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이 이어졌습니다. 회사 이름값이 아무리 좋아도 그 생활을 몇 년씩 이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증상이 계속된다면 병원도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퇴사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3. 성장: 내가 뭘 해도 바뀌는 게 없습니다
성장 신호는 세 가지로 나눠서 봅니다.
첫째, 회사 매출이 줄고 있습니다. 저는 다니던 회사가 망하는 걸 두 번 연속으로 겪었습니다. 회사가 기울면 개인이 아무리 잘해도 연봉, 승진, 프로젝트 기회가 같이 줄어듭니다. 그 경험 이후로는 회사 숫자부터 확인합니다.
둘째, 팀에 배울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제가 낸 성과의 대부분은 저보다 잘하는 사람들과 같이 일하면서 나왔습니다. 그런 사람이 팀에 없으면 연차만 쌓이고, 다음 이직 때 경력기술서에 쓸 내용이 없습니다.
셋째, 뭘 제안해도 바뀌는 게 없습니다. 제안이 한두 번 거절되는 건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1년 내내 그렇다면 그건 그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입니다. 내가 더 노력한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몇 개 해당되는지 세어 보세요
하나 해당되면 이직 준비를 시작합니다. 경력기술서를 업데이트하고 채용 공고를 보기 시작하는 정도면 됩니다.
두 개면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합니다. 재직 중에 면접을 보는 쪽이 연봉 협상에서도 유리합니다.
세 개 다면 지금 나가는 게 맞습니다. 돈도 안 오르고, 몸도 상하고, 배우는 것도 없는 곳에 남을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셋 중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데 퇴사하고 싶다면, 원인이 회사가 아닐 수 있습니다. 특정 프로젝트나 특정 사람 문제일 수도 있고, 그런 건 퇴사 말고도 풀 방법이 있습니다.
이직을 준비 중이라면 잡씩인 커뮤니티에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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