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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노트

퇴사 면담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되는 이유 (직접 겪은 후기)

by 잡씩인의 면접노트 2026. 9. 21.

퇴사 면담에서 모든 걸 솔직하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 그리고 지금은 퇴사 면담에서 뭐라고 말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고칠 건 고치고 싶다"는 말을 믿었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다닌 회사였습니다. 그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퇴사 의사를 밝히자 인사팀에서 면담을 잡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더군요.

 

"회사가 더 나아질 수 있게 퇴사 이유를 상세히 말해 주세요. 고칠 건 고치고 싶습니다."

 

저는 그 말을 믿었습니다. 떠나는 회사였지만 진심으로 나아지길 바랐고, 남아 있는 동료들이 저와 같은 이유로 나가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그래서 다 말했습니다. 조직 문제, 의사결정 문제, 제가 실망했던 지점까지 전부요.


몇 달 뒤에 들은 이야기

이직하고 몇 달이 지나서, 친했던 전 직장 동료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걔? 회사에 불만만 잔뜩이었잖아. 그런 애는 나가는 게 맞지."

 

이 말이 회사에 쫙 돌았다고 합니다. 한참 멍했습니다.

 

제가 면담에서 말한 문제는 하나도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바뀐 건 제 평판뿐이었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들

1. 면담에서 한 말은 인사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퇴사 면담 내용은 기록으로 남고, 팀장이나 임원에게 공유될 수 있습니다. 제가 어떤 맥락으로 말했는지는 빠지고 "이런 불만을 말했다"는 요약만 전달됩니다.

 

2. 나가는 사람 말로 바뀔 회사였으면, 다니는 동안 이미 바뀌었습니다.
제가 말한 문제는 재직 중에도 여러 번 얘기했던 것들이었습니다. 다닐 때 안 바뀐 게 나갈 때 말한다고 바뀌지 않습니다.

 

3. 회사는 "회사 문제"보다 "나간 사람 문제"로 정리하는 게 편합니다.
회사 문제로 인정하면 누군가 책임지고 고쳐야 합니다. 나간 사람 문제로 정리하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다. "걔 원래 불만 많았잖아" 한마디면 끝납니다.

 

4. 업계는 좁고, 평판 조회는 결국 전 직장으로 갑니다.
경력직 이직에서 평판 조회는 흔합니다. 마지막 인상이 "불만 많던 사람"으로 남으면 그 비용은 제가 냅니다.

물론 모든 회사가 이렇지는 않을 겁니다. 퇴사자 의견을 진지하게 듣고 실제로 바꾸는 회사도 있겠죠. 문제는 내 회사가 그런 회사인지 나가는 시점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제가 얻는 건 없고, 잃을 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말합니다

그 뒤로 이직할 때는 뭘 물어도 비슷하게 답합니다.

"퇴사 이유가 뭔가요?"
→ "회사는 바꿀 게 없습니다. 제가 안 맞았을 뿐입니다."
→ "새로운 환경에서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팀이나 리더에게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 "많이 배웠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특별히 아쉬운 점은 없습니다."

"회사가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요?"
→ "제가 드릴 말씀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남아 계신 분들이 더 잘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어디로 가세요?"
→ "정리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됩니다.)

거짓말을 하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말을 아끼라는 얘기입니다. 퇴사 면담은 제 속마음을 털어놓는 자리가 아니고, 퇴사 절차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정말 말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임금 체불처럼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런 건 퇴사 면담에서 말로 풀 게 아니라 공식 절차로 가야 합니다. 사내 신고 채널이나 고용노동부 진정처럼 기록이 남고 회사가 대응할 의무가 생기는 경로입니다. 면담에서 한 말은 "불만"으로 정리되지만, 공식 신고는 그렇게 정리할 수 없습니다.


이직 면접에서도 똑같습니다

이 원칙은 다음 회사 면접에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경력직 면접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질문이 "왜 퇴사하셨어요?"입니다.

 

여기서 전 회사 문제를 솔직하게 늘어놓으면 퇴사 면담 때와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듣는 사람은 회사 문제가 아니라 "이 사람은 불만이 많은 사람"으로 기억합니다. 전 회사 탓은 빼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중심으로 말하는 게 안전합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막상 질문을 받으면 말이 길어지고 감정이 섞입니다. 퇴사 사유 답변은 미리 입으로 연습해 두시길 권합니다. 제가 만든 AI 모의면접 서비스 잡씩인 모의면접 서비스에서 퇴사 사유 같은 경력직 단골 질문을 실전처럼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회사는 바꿀 게 없습니다. 제가 안 맞았을 뿐입니다."

처음엔 이 말이 좀 냉정하게 느껴졌습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냉정한 게 아닙니다. 나를 지키는 겁니다.

청년들의 이직/취업 커뮤니티를 운영중입니다.

https://open.kakao.com/o/p9i9o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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