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희 회사에 지원하셨어요?"
면접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나오는 답도 정해져 있습니다.
"배울 게 많은 회사인 것 같아서 지원했습니다."
겸손하고 성실해 보이는 답입니다. 하지만 이 답이 나오는 순간 면접관의 관심은 식습니다. 저는 첫 취업 때 수백 번 떨어지면서 면접을 정말 많이 봤는데, 이 질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까지 꽤 오래 걸렸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왜 지원하셨어요?"의 진짜 뜻
이 질문은 지원자의 사정이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닙니다. 실제 의미는 이쪽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왜 당신을 뽑아야 하나요?"
회사는 사람을 가르치려고 뽑지 않습니다. 성과를 내고 회사를 키울 사람을 뽑습니다. 채용에는 연봉, 교육 시간, 기존 팀원의 온보딩 부담까지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 비용을 들일 만한 사람인지 확인하는 질문이 지원동기입니다.
그런데 "배우고 싶어서요"는 내가 얻어 갈 것만 말한 답입니다. 뽑아야 할 이유를 물었는데 받고 싶은 것을 답한 셈이라,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지원동기 3단 구조
지원동기는 이 순서로 짜면 됩니다.
1. 이 회사의 어떤 점을 봤는지
"업계 1위라서", "성장하는 회사라서" 같은 말은 어느 회사에나 쓸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한 서비스, 채용 공고에 반복해서 나오는 과제, 기사나 기술 블로그에서 확인한 방향처럼 그 회사에만 해당하는 구체적인 내용이어야 합니다.
2. 거기에 내가 뭘 보탤 수 있는지
1번에서 말한 내용과 내 경험을 연결합니다. 회사가 풀고 있는 문제와 내가 풀어본 문제가 겹치는 지점을 찾는 단계입니다.
3. 그래서 회사의 뭐가 더 좋아지는지
내가 들어가면 무엇이 달라지는지로 마무리합니다.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바로 투입될 수 있다", "이 부분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핵심은 주어를 바꾸는 것
이 구조를 한 줄로 줄이면 주어를 "나"에서 "회사"로 바꾸는 것입니다.
- 바꾸기 전: "제가 성장할 수 있는 회사라서 지원했습니다."
- 바꾼 후: "이 회사가 성장하는 데 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했습니다."
같은 지원자, 같은 경력이어도 주어 하나로 인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의 답은 받으러 온 사람이고, 뒤의 답은 주러 온 사람입니다.
예시 답변
개발 직군
"최근 1년간 주문량이 빠르게 늘면서 주문 시스템 관련 채용이 이어지는 걸 봤습니다. 저는 전 회사에서 주문 API 응답 속도를 40% 줄인 경험이 있습니다. 트래픽이 늘어나는 지금 시점에 바로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지원했습니다."
비개발 직군
"올해 들어 고객센터 채널을 확대하고 계신 걸 봤습니다. 저는 전 회사에서 문의 유형을 다시 분류해 평균 응답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경험이 있습니다. 채널이 늘어나는 시기에 응대 품질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신입
"신입이라 보탤 게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구조는 똑같습니다. 경력 대신 프로젝트, 아르바이트, 동아리 경험에서 연결점을 찾으면 됩니다.
"이 서비스를 2년째 쓰면서 검색 기능이 계속 개선되는 걸 봤습니다. 저는 졸업 프로젝트에서 검색 기능을 직접 구현하며 결과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을 해봤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고 파고든 영역이 회사가 집중하는 영역과 같아서, 빠르게 적응해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배우고 싶다는 말은 하면 안 되나요?
배우려는 태도 자체는 좋은 것입니다. 문제는 그게 지원동기의 전부일 때입니다.
배움은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면접에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고, 꼭 말하고 싶다면 3단 구조를 다 말한 뒤에 "그 과정에서 저도 이런 부분을 더 키우고 싶습니다" 정도로 덧붙이면 됩니다. 기여가 먼저 나오고 배움이 뒤에 오면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립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왜 지원하셨어요?"는 "왜 당신을 뽑아야 하나요?"라는 뜻입니다
- 회사의 어떤 점을 봤는지 → 내가 뭘 보탤 수 있는지 → 회사의 뭐가 좋아지는지 순서로 답합니다
- 주어를 "나"에서 "회사"로 바꿉니다
청년들의 취업/이직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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