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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선택의 기준 -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

코딩의성지 2023. 4. 14. 01:00

불과 얼마전까지 IT업계는 굉장히 핫했고, 모든 회사가 이직이 활발하게 일어났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정반대다. 하루에도 몇번 씩 어떤 회사가 구조조정한다는 기사를 본다.

 

나는 약 6년 정도 개발 커리어를 경험했고, 네 군데의 회사를 경험했다. 내가 경험했던 회사들은 느낌이 다 다르다.

무조건 이렇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이 네가지 경험이 여러분이 회사를 선택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든다.

 

 

1. IT 가 메인이 아닌, 전산업무를 하는 전통의 대기업

 나는 첫 커리어를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대기업으로 들어갔다. 연봉, 복지, 인지도 등 어느 하나 남부러울게 없는 조건이었고, 한 3년 정도는 만족하며 다녔다. 나름 알아주는 대기업에 다닌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하지만, 감히 말씀드리는데 진짜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이러한 회사는 추천드리지 않는다.

 IT가 메인이 아닌 회사에서 IT 는 철저히 비주류로 분류된다. 물론 내외부에서 IT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긴 했지만, 이런 회사에 가면 내가 비주류구나, 철저하게 '을'이 구나를 체감하실 수 있을 거다.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조금씩 더 좋아질 거라는 생각은 든다. IT를 통해 많은 일들이 자동화되었고, 대부분의 회사 프로세스가 IT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러한 회사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개발자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상상하는 개발자는 시스템을 설계하고 코드를 작성하고, 테스트하고, 배포하는 그런 삶을 생각하실 거다. 허나 이러한 대기업에서 IT 업무는 대부분 외주 개발자를 관리하고, 만들어진 시스템을 운영하는 업무가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것은 힘들어진다. 나도 이 회사에서 4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개발자로 커리어 전환을 할때 굉장히 많은 역경과 고난이 있었다. 

 하지만 개발자 측면의 성장보다는 정년의 보장,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안정을 얻고 싶다면 이러한 회사도 좋은 선택이 될 순 있다.

 

2. 탑티어 IT 대기업

 두 번째 커리어를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공룡 IT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훌륭한 개발 문화와 실력있는 동료들, 자유롭고 수평적인 회사 문화 등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이는 내 삶을 조금 더 많이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 회사에서 좋은 동료들과 일하며 개발자로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앞의 커리어에서 아쉬웠던 개발자 커리어를 여기서 제대로 쌓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개발자라면 이러한 회사는 꼭 한번쯤은 가보았으면 한다. 개발자로서 일하는 방식, 훌륭한 동료들을 통해 얻는 다양한 인사이트, 회사의 빵빵한 지원 등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된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남았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지만 이러한 공룡 IT 대기업은 성장에 대한 한계가 있었다. 모든 개발 프로세스가 정교하고 세세하게 나뉘어 관리되다 보니,  내 역할은 한정되어 있었고, 그 만큼 성장의 넓이가 작았다. (전문적으로 한분야만 파게 되다 보니 성장의 깊이는 깊었다.) 또한, 너무 만족하는 생활이 오히려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의문이 들었다. "과연 이러한 속도로 한팀의 리더가 되어 팀을 운영할 실력을 만들 수 있을까?" 이러한 생각은 나를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다.

 

3. 도전의 아이콘 , 스타트업, 그리고 유니콘

 많은 고민을 하던 와중, 한 스타트업 씬에서 아주 유명한 유니콘 급 회사에서 제안이 왔다. 리쿠르터를 통해 진행한 커피챗에서 커리어의 성장, 기술적인 부분의 발전, 금전적인 보상 등 정말 달콤한 제안을 받았다.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던 나는 장고끝에 해당 스타트업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합류하기 전까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앞으로 보내게될 스타트업 생활을 기대했다.

 그러나 합류한 날부터 나는 지옥의 시간을 보냈다.

입사 첫날,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회사 재정이 현재 어렵다' 등의 부정적인 기사가 올라왔다. 입사 전 제안했던, 다양한 복지나 지원은 당연히 없었고, 심지어 어떤 방향으로 회사가 나아가는지에 대해 파악하기도 어려웠다. 결국 한달 반의 시간 뒤, 회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사를 하게 된다.

 요즘 스타트업의 위기에 대한 문제가 꾸준하게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만약 여러분이 스타트업을 도전한다면 과연 이 회사가 지속가능한 회사인지, 건전한 재무 상태를 가지고 있는지, 회사의 성장을 이끌만한 사업 아이템은 존재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검토해보고 도전하길 바란다. 절대로 겉으로 포장되어 있는 것만을 믿지말고, 꼼꼼하게 확실하게, 가능한 모든것을 동원해 그 회사를 알아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나는 다행히 좋은 기회가 생겨 새로운 회사로 입사가 확정되었다. 이번 회사에서는 또 어떤 경험을 할지 걱정반 설렘반이다.

나의 경험이 모든 IT 업계를 대변하진 않는다. 허나 이러한 경험이 여러분들이 회사를 선택하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여 이 글을 작성했다. 

 

다들 칼바람 부는 이 추운 시장에서 잘 살아남아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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